2차 입국심사 “너무해” | Immigration Jo Office – Jeongyun Jo

2차 입국심사 “너무해”

한미 무비자협정 체결 이후 LA 등 서부 지역을 찾는 한국인 여행객 상당 부분을 20~30대 젊은 미혼 여성들이 여성이 차지하고 있는 가운데, 유흥업소 취업이나 장기 체류 목적으로 오해를 받아 이민국 입국심사 과정에서 이들이 곤욕을 치르는 사례들이 끊이지 않고 발생하고 있다.

특히 일부 한인 여성들의 경우 튀는 외모를 이유로 2차 입국심사대로 넘겨져 5시간 이상 붙잡혀 있기 일쑤고 일부 경우는 이민국 심사요원들이 업무 인수인계도 안 하고 퇴근해버리는 황당한 일도 당하고 있다는 것이다.

일주일 전 한국의 한 화장품 업체 직원인 32세 여성 한모씨는 같은 회사 직원 45명과 함께 단체로 미국 컨벤션 참가 및 관광을 위해 LA 국제공항(LAX)에 도착했다가 미국 일정이 엉망이 됐다. 도착 첫날부터 단체 관광버스를 타고 컨벤션이 열리는 라플린으로 향해야 했지만 LAX 2차 입국심사대에 발이 묶였던 것이다.

한씨는 “심사대 직원이 지난 2월 무비자로 놀러왔는데 왜 또 왔냐며 나를 계속 추궁했다. 라스베가스 컨벤션 행사 관람차 직원들과 단체여행을 왔다고 설명해도 이해가 안 된다며 놓아주질 않았다”고 말했다.

이후 한씨는 더 황당한 경험을 해야 했다. 그가 국적기를 타고 LAX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2시30분. 2~3시간이면 끝날 줄 알았던 2차 입국심사는 5시간 넘도록 계속됐다.

한씨는 “직원에게 방문 목적 그대로 설명했지만 계속 기다리라는 말뿐이었다”며 “알고 보니 나를 심사했던 직원은 이미 퇴근했고 남은 직원들은 내가 제출한 서류도 찾지 못한 채 밤 9시에 입국을 허락했다”고 전했다. 한씨는 먼저 떠난 관광버스를 쫓아 택시비 400달러를 들여 라플린까지 가야 했다.

연방 이민세관국경국(CBP)이 한국인 젊은 여성층 입국자들을 포함, 유학생이나 단기 방문자들에 대한 심사를 강화하면서 발생하고 있는 사례는 이뿐이 아니다.

최근 친구 2명과 처음으로 미 서부여행에 나선 한국인 여성 이모(28)씨는 샌프란시스코 국제공항 도착 순간만 생각하면 지금도 불쾌함이 앞선다.

이씨는 “무비자로 미국에 들어왔고 일주일 동안 서부 지역을 구경할 거라고 했는데 무조건 2차 심사대로 ‘끌려갔다’”며 “미국에 도착하자마자 공무원들이 이것저것 물어봐 겁이 났다. 솔직히 죄인도 아닌데 이상한 사람 취급받은 사실이 너무 속상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현재 네이버와 다음 등 포털사이트 미국 여행카페 신규 가입자 대부분은 20~30대 여성일 정도로 한국인 젊은층 여성들에게 미국은 여행지 1순위다. 하지만 2차 입국심사를 경험한 한국인 여행객들은 “미국에 다시 오고 싶은 마음이 뚝 떨어졌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입국심사 과정에서 사생활이 담긴 가방수색까지 당했을 때는 수치심도 언급했다.

이에 대해 CBP 측은 ‘무비자든 비자를 소지한 사람이든 원칙적으로 방문 목적이 의심스럽거나 미국의 안전을 해칠 것으로 판단되는 입국자는 2차 심사 및 입국을 거부할 수 있다’는 원론적인 입장만을 밝히고 있다.

2차 심사대상자는 ▲무비자로 미국 방문이 잦은 경우 ▲학업수행 목적이 뚜렷하지 않고 단기 어학연수 등을 위해 학생비자로 입국하는 유학생의 경우 ▲I-20와 같은 학업 증빙서류를 제출하지 못하는 경우 등이다.

< 한국일보 김형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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