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범죄 전과가 있는 영주권자에 대한 입국심사가 강화되고 있어 입국심사 도중 영주권 카드를 빼앗기거나 추방재판에 회부되는 영주권자들이 적지 않아 경범죄 전과가 있는 영주권자들은 해외여행에 앞서 자신의 경범죄 전과에 대한 신중한 검토가 요구되고 있다.
멕시코계 이민자로 영주권자인 데이빗 로드리게즈는 지난해 가을 해외 신혼여행을 다녀오다 마이애미 공항 입국심사에 걸려 이민구치소에 78일간이나 수감돼 추방 공포에 떨어야 했던 악몽 같은 경험을 했다.
5년 전 유죄판결을 받았던 경범죄 전력이 문제가 됐다. 샵리프팅 경범 전과로 인해 공항에서 체포대 추방재판에 회부됐던 한인 영주권자 사례도 있다. 한국여행에서 돌아오던 70대 한인 여성 영주권자가 LA 공항 입국심사에서 샵리프팅 경범 전과가 발견돼 추방재판 출석 통지서(NTA)를 받았다.
로드리게즈의 경우 마이애미 국제공항 입국심사관에 의해 2차 검색 대상자로 분류돼 현장에서 영주권 카드와 여권이 압수됐다. 이후 로드리게즈는 지난해 11월12일 휴스턴 이민구치소에서 여권을 가져가라는 통보를 받고 출석했으나 현장에서 체포돼 곧바로 이민구치소에 수감됐다.
3차례 경범죄 전력이 있었던 로드리게즈는 추방 대상자로 분류돼 이민법원에 넘겨져 추방될 처지에 놓이게 됐다. 결국 로드리게즈는 이민변호사를 두 차례나 바꾸는 소송 끝에 지난달 15일 이민법원 판사의 기각판결을 받아내 가까스로 추방을 모면할 수 있었다.
LAX에서 적발돼 추방재판에 회부됐던 70대 한인 여성 역시 로드리게즈와 같이 재판 끝에 추방은 면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민 당국은 로드리게즈의 경범죄 전력이 추방 대상 범죄에 해당되며 그를 이민구치소에 수감한 것은 정당한 법집행이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연방 이민세관단속국(ICE)은 4일 발표한 성명서를 통해 “로드리게즈는 합법적인 영주권자 신분이지만 그의 경범죄 전력은 재입국이 허용되지 않는 범죄에 해당되는 것으로 이민구치소 수감은 정당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NTA는 이민당국이 추방대상 이민자에게 추방재판에 출석하라는 재판출석 요구서로 이민당국이 공식적인 추방절차를 개시했음을 의미하는 추방절차의 첫 단계이다. 이민당국은 범죄의 유형에 따라 입국심사관이 범죄 전과 영주권자를 입국심사대에 현장에서 체포할 수도 있으며, 사후 출석 통보를 보낼 수도 있다는 입장이다.
김성환 이민변호사는 “영주권자라도 30그램 이상의 마약 소지나 가정폭력 경범죄가 있다면 추방재판에 회부될 수 있으며, 입국심사관의 오해로 단순 경범 전과자가 추방재판에 회부되기도 한다”며 “경범 전과가 있다면 해외여행에 앞서 전문가와 상담을 하거나 법원 판결기록을 소지했다 입국심사관에게 추방 대상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점을 설명할 수도 있다”고 조언했다.
<한국일보 김상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