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주권 일부 문호에서 최근 급진전 양상이 나타나고 있으나 여전히 이민 적체가 심각해 이민신청을 해놓고도 입국하지 못하고 있는 합법 이민대기자가 한인 5만3,000여명을 포함, 44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수성향 비영리기관 ‘이민연구센터’(CIS)가 연방 국무부 통계를 분석한 한 보고서에 따르면 2014년 11월 현재 해외에서 영주권을 대기 중인 합법 이민신청자는 44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1년 전인 2013년 11월에 비해 10만여명이 늘어난 것이다.
이 수치는 가족초청이나 취업이민 청원서를 제출한 후 대기 중인 합법 이민신청자를 합친 것으로 비이민비자 신분으로 미국 내에서 체류하면서 이민청원서를 제출한 이민대기자는 제외한 것이어서 실제 합법 이민대기자 수는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보인다.
CIS는 이민자격을 갖춘 합법이민 적체가 심화되면서 길게는 30년 이상 영주권을 기다리고 있는 대기자들도 있다고 지적했다.
가족이민 신청자의 경우 짧게는 19개월이 소요되기도 하지만 ‘시민권자의 결혼한 자녀’(3순위) 부문에 신청한 필리핀이나 멕시코 국적자의 40% 이상이 20년 이상 대기 중이며, ‘시민권자의 형제·자매’(4순위) 부문 신청자 중에는 대기기간이 33년을 넘긴 경우도 있었다.
이민대기자들을 출신 국가별로 보면, 멕시코인인 132만여명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필리핀(42만8,000명), 인도(32만 3,000명), 베트남(25만 9,000명), 중국(24만3,000명) 순으로 뒤를 이었다. 한국인 이민대기자 수는 5만3,360명으로 13번째로 많았다.
44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난 합법 이민대기자의 98%는 가족초청 이민신청자였으며, 취업이민 대기자는 9만1,000명으로 집계됐다. 가족이민 대기자들 중에는 문호 진전이 가장 더딘 4순위(시민권자의 형제·자매) 신청자가 56.7%로 가장 많았고, 3순위 ‘시민권자의 결혼한 자녀’ 부문 신청자가 18.6%로 뒤를 이었다.
취업이민 대기자는 80%가 3순위 신청자들이었으나 5순위 투자이민 부문에서도 대기자가 6,000명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이민 적체가 발생하고 있는 것은 중국인 투자이민 급증으로 국가별 연간 쿼타가 초과돼 중국인에 한해 ‘우선일자’가 도입된 영주권 문호 적체 때문으로 풀이된다.
투자이민 대기자는 2013년 11월 4,748명이었으나 1년 사이 약 1,800여명이 늘어 지난해 11월 현재 6,418명으로 집계됐다.
< 미주한국일보 김상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