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정모씨는 최근 ‘취업 이민 비숙련직 3순위’로 취업 이민 수속을 진행했다. 그동안 까다로운 심사와 적체 등 여러 상황으로 인해 취업 이민은 엄두도 내지 않았지만 비숙련직 3순위 문호가 빨리 열려 2~3년 안에 영주권을 획득할 수 있다는 소문에 지난해 서둘러 취업 이민 수속에 들어간 것이다.
하지만 노동허가 신청서를 접수하고 6개월이 지나 노동허가(L/C) 대신 감사(audit review , 이하 오딧)를 받아 추가서류를 제출하라는 명령을 받았다. 담당 변호사는 추가서류를 제출할 경우 노동허가를 받는데 최소 1년 반 이상이 소요된다고 설명했다. 정씨의 경우 곧 대학에 가는 자녀가 있어 영주권 신청을 서둘렀지만 노동허가서 발급 단계에서 발목이 잡혀 영주권을 손에 쥐는 날을 가늠할 수 없게 돼 난감한 상황이다.
최근 정씨와 같은 사연을 가진 한인들을 찾는 일은 어렵지 않다. 요즘 한인 이민업계에서는 노동허가 받는 사람보다 ‘오딧’ 받는 사람이 더 많다는 이야기가 공공연한 사실이 되고 있다.
취업이민 수속의 첫 단계인 노동허가(PERM) 신청 처리기간이 길어지면서 해당 한인들의 불만과 우려도 커지고 있다. 특히 한인들이 많이 몰리는 ‘취업이민 비숙련직 3순위’의 경우 오딧을 받는 비율이 높아 신청자들을 더욱 애태우고 있다.
연방 노동청(DOL) 관할의 노동 허가 신청은 지난 2005년부터 시행된 제도다. 노동 허가 신청이 온라인 상으로 진행되다 보니 이를 통해 제출된 내용이 사실인지 우려해 무작위로 케이스를 골라 시행하는 것이 바로 ‘오딧’이다.
전국이민변호사협회에 따르면 최근 들어 이 오딧 케이스가 급증해 전체의 40%가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시 말해 노동허가 신청서를 제출해 ‘정상 심사'(analyst review) 만으로 노동허가 승인을 받는 신청자는 10명 중 6명에 불과하고 나머지 4명은 장시간이 소요되는 ‘오딧’이나 ‘항소’ 절차를 어렵게 거쳐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노동청이 무작위로 케이스를 골라 오딧 결정을 내리는 것에 반해 최근 한인들이 많이 몰리는 ‘취업 이민 비숙련직 3순위’의 오딧 비율은 다른 케이스에 비해 더욱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감사와 항소 절차를 거치면서 노동부의 노동허가 거부율도 더욱 높아지고 있다. 특히 구인단계에서부터 노동당국의 감독을 받는 ‘고용 감독'(Supervised Recruitment) 판정을 받는 경우에는 고용주가 외국인 직원의 채용을 아예 포기할 수도 있어 취업 이민이 무산될 수도 있다.
한편 올해 초 취업허가 신청서를 처리하는 연방노동부 산하 기관이 공개한 감사 판정 또는 고용 감독 처분 기준에 따르면 우선 노동허가 신청서가 한 차례 거부된 고용주나 외국노동자가 같은 해(same calendar year)에 노동허가 신청서를 재접수하는 경우, 감사 대상자로 분류되거나 구인감독 처분을 받게 된다.
또한 고용주가 신청하는 노동허가 대상 직책에 대해 ‘특별한 경험’을 요구하지 않는 경우, 약 절반 정도가 감사 판정을 받을 수 있다.
<스포츠서울 최낙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