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이민법원의 소송 적체가 한계치를 넘어 비상사태를 맞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23일 공영방송 NPR은 적체 소송건수가 40만건을 웃돈 미 이민 법원이 한계를 넘어선 소송 적체로 인해 비상운영 상황을 맞고 있으며 위기는 날로 악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미 이민법원에 계류 중인 적체 소송건수는 42만9,000여건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고 있으나, 소송을 전담하는 미 전국의 이민판사는 223명에 불과해 이민판사 한 사람이 평균 2,000여건에 달하는 소송을 끌어안고 있다.
전국 이민판사협회(NAIJ) 데이나 레이 막스 회장은 “이민법원은 지난 수년간 만성적인 소송 적체에 시달려 왔으나 지난해부터 위기의 정도가 기하급수적으로 가중되고 있다”며 “소송 적체난에 겹쳐 행정부의 정책변경으로 인해 장기간 대기 중인 소송들이 순서대로 처리되는 시스템도 가동되지 않고 있다”고 이민법원의 위기상황을 설명했다.
만성적인 소송 적체에 시달려 왔던 이민법원의 위기가 최근 가중되고 있는 것은 지난해 대거 국경을 넘은 밀입국 아동 케이스들이 산적해 있기 때문이다.
NAIJ 측에 따르면, 연방 법무부의 밀입국 아동 소송 우선정책으로 인해 다른 이민자들의 소송이 대거 후순위로 밀리고 있어, 수년간 소송을 기다려 온 이민자들은 간단한 심리조차 받지 못한 채 앞으로 수년을 더 대기해야 하는 처지에 놓이고 있다.
실제로 법무부는 지난달 후순위에 해당되는 이민소송 수천여건의 심리를 오는 2019년 11월까지 중단하기로 결정해 많은 이민자들이 고통을 받고 있다. 특히, 이민소송을 통해 합법체류 신분 판결을 기대하고 있는 많은 이민자들이 소송 절차 지연으로 영주권이나 시민권 신청 등 합법체류 신분취득 절차를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
<미주한국일보 김상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