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미국 투자이민이 급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국무부가 발표한 2013~2014회계연도 연례보고서에 따르면 이 기간 한국 출신자의 투자이민(EB-5) 영주권 취득은 225건으로 직전 회계연도 364건에서 38.2% 감소했다. 2011~2012회계연도의 447건에 비해서는 절반으로 줄었다.
특히 미국 내에서 신분조정(I-485)을 통해 영주권을 취득한 한인은 지난 회계연도에 63명으로 직전 회계연도의 55명이나 2011~2012회계연도의 69명에 비해 변동 폭이 크지 않았던 반면 한국에서 이민비자를 발급 받아 영주권을 취득한 사람은 2011~2012회계연도의 378명에서 2012~2013회계연도 309명 2013~2014회계연도 162명으로 큰 감소세를 보였다.
2007~2008회계연도 693건 2008~2009회계연도 903건 등으로 한동안 붐이 일던 한국인의 투자이민이 이처럼 급감세로 돌아선 것은 미국 사회의 실정을 잘 모르는 데다 경험도 부족한 상태에서 투자이민을 왔다가 큰 손해만 보고 한국으로 되돌아 간 사례들이 많아지면서 한국에서 미국행 투자이민을 주저하는 경향이 커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더구나 최근 잇따라 발생하고 있는 투자이민 사기 사건들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런 추세로 인해 한국 출신은 투자이민 국가별 현황에서 여전히 2위를 지키고는 있지만 가장 큰 폭으로 감소하고 있다.
투자이민 순위 상위권을 차지한 국가들 가운데 한국 외에도 타이완과 인도 등이 건수가 줄어든 반면 중국.베트남 출신은 높은 증가세를 보였다.
그 중에서도 최근 중국 출신의 투자이민 쏠림 현상이 두드러진다.
2011~2012회계연도에 6124건으로 전체 7641건의 80.1%를 차지했던 중국 출신의 투자이민 건수는 지난 회계연도에는 9128건으로 전체 1만692건의 85.4%까지 늘어났다.
중국 출신 투자이민의 급증세로 지난 회계연도에는 투자이민 영주권 발급 건수가 연간 쿼터인 1만 개를 넘어섰으며 국무부가 최근 발표한 영주권 문호 향후 전망에서 올 5~6월 이후 투자이민에도 우선일자가 도입될 가능성을 제기하기에 이르렀다.
한편 투자이민 국가별 순위에서는 상위 5개국 모두를 포함해 상위 10개국 가운데 7개국이 아시아 국가로 나타나는 등 아시아 출신이 전체의 93.1%를 차지했다.
<미주중앙일보 박기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