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제가 회복되면서 신규 이민자 유입이 크게 늘고 있다. 특히 최근 나타나고 있는 이민자 증가세는 히스패닉이 대부분이었던 과거와 달리 아시아계가 4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장기적으로 미 인구분포에 큰 변화가 예상된다.
10일 월스트릿 저널은 아시아계 이민자 유입이 최근 크게 늘면서 새로운 미국에 새로운 이민물결이 일고 있으며 히스패닉이 주도하던 과거와는 뚜렷하게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저널은 인구센서스 자료를 인용해, 2013년 미국의 외국 태생 이민자 인구는 4,130만명으로 전년에 비해 52만3,400명이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으며, 이는 지난 2006년 이래 가장 큰 폭의 증가를 기록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2012년 외국태생 이민자 인구 증가 규모는 44만6,800명이었다.
경기침체기에 정체상태를 보였던 외국 태생 이민자 인구가 크게 늘고 있는 것은 최근 미국 경제가 강한 호조세를 띠고 있기 때문이며, 경기가 호전되면서 일자리에 민감한 이민자 인구 유입이 늘고 있다는 것이 저널의 분석이다.
저널이 분석 자료로 인용한 외국 태생 이민자 인구는 유학생이나 취업 노동자 등 단기비자 소지자와 불법체류 신분자 등 미국이 아닌 국가에서 태어나 미국에 거주하고 있는 이민자 전체를 포함한 것이다. 특히, 주목되고 있는 것은 신규 이민자의 지역별 분포에서 큰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센서스 자료에 따르면, 2000년대까지는 신규 유입되는 이민자의 절반 이상이 멕시코 출신 등 히스패닉이었으나 2010년 이후 아시아계가 최대 신규 이민자 그룹으로 부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시아계가 신규 이민자 분포에서 다수 그룹으로 부상한 것은 처음이다.
지난 1990년 이전부터 2000년대까지 매 10년별로 신규 유입 이민자의 지역 분포를 보면, 히스패닉 이민자가 60%에 가까운 비중을 차지해 왔다.
하지만 2010년부터 나타나고 있는 새로운 이민물결을 주도하고 있는 것은 히스패닉이 아닌 아시아계인 것으로 나타난 것. 2010년부터 2013년까지 미국에 들어온 신규 이민자의 44%가 아시아계였고, 히스패닉은 40%에도 미치지 못할 정도로 유입 규모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통상적으로 신규 유입 이민자의 30% 정도를 차지했던 멕시코계는 2010년 이후 그 규모가 축소돼 13%까지 낮아진 것으로 집계됐다.
한편 미국 거주 한국 태생 이민자는 2013년 현재 107만335명으로 집계돼 전체 외국태생 이민자의 2.7%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0.1%에 불과했던 지난 1960년과 비교하면 무려 27배나 늘어난 것이다.
< 미주한국일보 김상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