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출생 당시 부모의 국적에 따라 자동적으로 한국 국적을 갖게 된 이른바 ‘선천적 복수국적자’ 한인 남성들이 병역의무를 면제 받기 위한 국적이탈 제도 신청 마감일이 4주 앞으로 다가오면서 LA 총영사관 내 국적이탈 신고가 크게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일 LA 총영사관에 따르면 지난 1월과 2월 두 달 동안 영사관에 접수된 국적이탈 신고 접수건수는 총 84건으로 지난해 동기에 접수된 54건에 비해 1.5배 이상 증가했다.
특히 지난달 관할지역 내 국적이탈 신고를 마친 한인 남성은 총 57명으로 이는 지난해 1월과 2월에 접수된 국적이탈자 수보다 많은 수치로 미국 내 한인 젊은이들의 국적포기 행렬이 끊이지 않고 있다.
올해 국적이탈 신청대상은 1997년 1월1일부터 12월31일 사이에 출생한 선천적 복수국적자로, 생일과 관계없이 만 18세가 되는 해의 3월31일까지 무조건 국적이탈 신청을 하지 않을 경우 병역의무 대상자로 분류가 되며 38세까지 한국 국적을 이탈할 수 없다.
1997년생의 경우는 출생 당시 아버지가 한국 국적자였다면 미국에서 태어났더라도 자동적으로 한국 국적이 부여돼 선천적 복수국적자로 분류된다.
LA 총영사관 김현채 법무영사는 “국적이탈 신고는 신청 즉시 처리될 수 있지만 선천적 복수국적자의 경우 한국 내 출생신고 및 부모의 국적상실 신고가 선행돼야 한다”며 “신청기간을 놓치는 경우 유예기간이나 별도의 구제안이 없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 정부는 지난 2011년부터 법무부와 병무청의 합의에 따라 ‘재외국민 2세 확인’이 된 경우는 한국에서 주민등록 설정을 하고 영리활동을 해도 병역의무를 유예한다는 지침을 시행하고 있지만 이같은 지침은 행정상으로 언제든지 바뀔 수 있어 선천적 복수국적자의 경우 국적이탈을 통해야만 병역의무에서 완전히 자유로워질 수 있다.
또 국적이탈 대상 자녀가 한국에 출생신고가 되어 있지 않을 경우 국적이탈 신고에 선결요건인 ‘가족관계 증명서’와 ‘기본 증명서’를 제출할 수 없기 때문에 최소한 신청 6개월 전부터 구비서류를 미리 챙겨두는 것이 필요하다고 총영사관 측은 강조했다.
김 영사는 “LA 총영사관에서 출생증명과 혼인신고 등에 대한 서류를 신청, 한국으로부터 서류를 확보하는데 민원인마다 차이가 있지만 6개월 가까이 걸릴 수 있다”며 “한국에 있는 지인을 통해 신고할 경우 약간의 처리기간 단축효과가 있지만 이 역시 최종 처리까지 몇 달이 걸릴 수도 있어 해당 신청자들은 서둘러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국적이탈 신청 수수료는 18달러이며 자세한 신고 절차와 구비서류는 LA 총영사관 국적 관련 홈페이지(usa-losangeles.mofa.go.kr/korean/am/usa-losangeles/consul/nation/index.jsp)를 참조하면 된다.
<미주한국일보 김철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