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전 이민을 온 뒤 시민권을 취득해 사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한인 최모(69·LA)씨. 최씨는 노후를 한국에서 보내고 싶어 65세 이상 재외국민들에게 복수국적을 허용하는 한국의 개정 국적법에 따라 한국 국적을 회복하고 싶었지만 한국에서 1년에 6개월 이상 체류해야 한다는 생각에 신청을 망설여왔다.
최씨는 그러나 최근 국적법 규정 변경으로 복수국적 취득 요건에서 한국내 6개월 이상 지속적 거주 조건이 없어진 것을 알고 한국 국적을 회복해 복수국적 신분으로 한국과 LA를 오가며 생활하고 있다.
이처럼 65세 이상 재외 한인들을 대상으로 한 복수국적 허용제와 관련해 6개월 이상 한국 지속 체류 요건 완화 사실을 잘 몰라 복수국적 신청을 하지 못했다가 규정을 알고 복수국적 혜택을 새로 누리는 한인들이 늘고 있다.
LA 총영사관에 따르면 지난 2011년 7월 국적법 개정으로 ‘만 65세 이상의 해외 시민권자에 대해 복수국적 신청 때 한국 내에서 6개월 이상 거주해야 한다’는 조항이 삭제된 이후 미주 한인들의 복수국적 신청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이 조항의 삭제 이전에는 서약 시점을 기준으로 6개월 이상 출입국 없이 한국 내에 계속하여 체류해야 복수국적자로 인정했지만 이후 법무부는 국적회복 허가 신청 시점을 기준으로 만 65세 이상이면 한국내 체류기간에 관계없이 복수국적을 허용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지난 2012년 복수국적 취득을 위해 국적 회복 신청을 한 사람은 총1,987명으로 이 가운데 70.7%에 해당하는 1,405명이 미 시민권을 보유한 한인으로 집계됐으며 지난 2013년의 경우 전체 국적회복 신청자(2,686명)의 59%인 1,584명이 미주 한인, 그리고 작년 7월까지 총 1,092명이 한국 국적 회복을 신청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디나에 거주하는 66세의 이모씨도 한국 날씨가 풀리는 4월쯤 친구들과 함께 복수국적을 취득하기 위해 한국으로 갈 예정이다.
이씨는 지난해 5월 지인들과 함께 한국에서 복수국적을 신청해 6개월여 기다린 후 최근 승인을 받은 상태로 이번 방문길에 복수국적을 취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는 대부분의 친척들이 한국에 살고 있다 보니 한국 체류기간이 길어지고 이로 인해 불편함이 생긴다는 이유로 복수국적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LA 총영사관에 따르면 현재 복수국적을 신청했을 경우 5개월 이상 기다려야 허가가 나온다고 전했다.
김현채 법무영사는 “복수국적 취득은 재외공관이 아닌 반드시 한국에 나가서 그 절차를 밟아야 한다”면서 “6개월 체류조건은 없어졌으나 복수국적자들은 ‘외국국적 불행사 서약’을 했기 때문에 상습적으로 미국 여권을 사용하다 적발되면 벌금형과 함께 한국 국적이 박탈될 수 있으며 한국 국적 회복이 허가된 후 1년 이내에 ‘외국국적 불행사 서약’을 하지 않아도 (복수국적이) 취소될 수 있음을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미주한국일보 김철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