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등 불법체류 신분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외국어 특기병 제도를 통한 미군 입대 허용 프로그램이 이르면 오는 11월 말부터 시작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정치 전문지 ‘폴리티코’는 24일 국방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이민자 특기병 군 입대 프로그램 ‘매브니’(Military Accessions Vital to National InterestㆍMAVNI)가 이르면 오는 11월 말부터 서류미비 청소년들에게도 확대 적용돼 신청서 접수가 시작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추방유예(DACA) 승인을 받은 서류미비자들의 미군 입대를 허용하는 새로운 ‘매브니’ 프로그램의 구체적인 규정마련 작업이 진행 중”이라며 “현재 일시 중단된 상태인 ‘매브니 프로그램’이 11월 말부터 재개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관계자는 “정확한 시기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으며, 11월 말에 서류미비자의 입대 신청이 시작될 수 있을지는 확실치 않다”고 덧붙였다.
외국어와 의료 특기를 가진 합법체류 이민자에 한해 제한적으로 미군 입대를 허용하고 있는 ‘매브니’ 프로그램은 지난 2008년 시작돼 그간 2,900여명의 이민자들이 미군에 입대해 영주권자 또는 시민권자 신분을 취득했으나 그간 단 한 번도 불법체류 이민자의 미군 입대를 허용한 적은 없었다. ‘매브니’ 프로그램의 모병 규모는 연간 1,500명으로 제한되어 있다.
그러나 국방부는 지난 5월 ‘매브니’ 모병대상을 추방유예 서류미비 청소년들로 확대하는 정책변경을 검토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국방부가 그동안 금기시해 왔던 불법체류 이민자의 미군 입대를 제한적이나마 허용키로 한 것은 연방 의회의 새로운 입법 없이도 행정부 결단만으로 시행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현재 미군 입대 모병대상은 시민권자와 영주권자로 제한되어 있으며 매브니 프로그램에 한해 비이민 단기체류자의 입대도 허용되고 있다.
국방부는 추방유예 서류미비자의 매브니 프로그램 지원 허용을 위한 구체적인 규정을 마련 중이다. 특히 ‘매브니’ 프로그램의 현행 규정 중 1-94(미 입국확인서) 의무제출 규정 삭제여부를 놓고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I-94는 합법적인 방식으로 미국에 입국했음을 입증하는 서류여서 부모를 따라 어린 시절 국경을 넘었던 많은 추방유예 서류미비자들은 I-94를 제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한편 매브니 프로그램은 지난 9월 말 이후 현재 일시 중단된 상태로, 국방부 측은 매브니 모병 일시 중단이 추방유예 서류미비자 관련 규정을 입안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매브니 프로그램 지원을 준비하던 일부 이민자들은 매브니 프로그램 중단으로 입대계획에 차질을 빚고 있다며 국방부와 백악관에 매브니 프로그램 즉각 운영 재개를 촉구하고 있다.
<미주한국일보 김상목 기자>